윤나는 데이터화된 디지털 정보에 대한 인간의 집착과 욕망을 가시화한다. 그는 존재한다고 믿지만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정보의 특성을 제례 의식 요소와 결합한다. 제례 행위는 개인 행위보다는 사회 단위로 행해지며, 마찬가지로 디지털 정보에 대한 믿음은 사회적 단위의 것이다. 그리고 그 믿음의 기저에는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다. <염원>에서 영상 속의 인물은 성수동을 구현한 3D맵 위를 배회하며, 관람자를 제례 의식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이러한 영상 이미지는 병풍, 제기, 제사상 등 민간신앙의 오브제와 함께 제시되며 다양한 의미 층을 생성한다. 디지털 재화를 받아들이는 인간의 집착적인 양상과 이를 의식을 통해 통제하려는 욕망, 통제할 수 없으리라는 두려움은 전시장 주위를 배회하는 비존재에 의해 강화된다. 이로 인해 비존재에 대한 의존과 믿음은 옅어지고 만다.
글. 김동민